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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매매7

싸게 산 땅인가, 싸게 산 것처럼 보이는 땅인가 안녕하세요. 인천에서 공장·창고·토지 등 산업용 부동산을 중개하고 있는 황금공인중개사 대표 전기봉입니다. 공장부지를 매입하려는 분들과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비슷한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이 땅, 평당 얼마면 괜찮습니까?" 저는 오히려 이렇게 되묻습니다. "그 땅을 사서 공장을 지은 뒤에도 괜찮겠습니까?" 평당 가격은 쉽게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인근 실거래가를 찾아보고, 주변 매물의 평당 가격을 비교하면 됩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그 땅을 사서 내 사업을 하는 데 실제로 얼마가 들어가는가. 지난 편까지 도로를 확인하고, 전기를 확인하고, 업종을 확인하고, 인허가를 확인하고, 환경·민원까지 확인했습니다. 그 모든 조건을 통과한 땅이라도 마지막 단계에서 다시 멈춰 서는 경우가 .. 2026. 9. 9.
계약은 도장이 아니라, 여섯 번의 확인으로 끝납니다 한 번의 서명 앞에는, 여섯 개의 문이 놓여 있다 처서를 이틀 앞두고도 볕은 아직 물러설 뜻이 없다. 「땅을 보는 눈」은 6편부터 11편까지, 좋은 땅을 찾은 다음의 이야기를 다뤄왔다 — 등기부의 세 방, 매도인이라는 이름의 무게, 허가구역이라는 이름의 방, 계약금이 법적 의미를 갖는 순간, 대출 사전승인과 본승인의 간극, 그리고 잔금일에 자금이 부족할 때 책임이 향하는 자리까지. 여섯 편에 걸쳐 흩어져 있던 이야기를 오늘은 하나의 줄에 꿴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실제로는 몇 번을 확인해야 하는가. 답은 여섯 번이다. 그리고 이 여섯 번은 순서를 바꿔서는 안 된다. 1. 첫 번째 문 — 등기부, 권리관계의 문 가장 먼저 열어야 할 문은 등기부등본이다. 표제부는 부동산의 표시를,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을, 을구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 2026. 8. 21.
잔금일에 돈이 부족하면, 누가 책임져야 할까 계약서에는 날짜가 적혀 있다. 잔금일. 그 하루를 향해 계약금도, 중도금도, 대출 심사도 걸어간다. 그런데 그날 통장 잔고가 계약서의 숫자에 못 미치면 — 그 부족분은 누구의 몫인가. 답은 의외로 간단하지 않다. 돈이 모자란 사정은 매수인의 것이지만, 그 책임은 계약서에 무엇이 적혀 있었는지에 따라 매도인에게로 넘어가기도 한다. 공인중개사의 시선 잔금 지급기일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매매계약이 언제나 자동 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544조(이행지체와 해제)에 따르면 매도인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履行催告, 이행을 요구하는 절차)한 뒤에야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원칙적으로 제544조에 따른 최고가 문제되지만, 계약의 성질이나 특약에 따라 정기행위(定期行爲, 이행 시기를 .. 2026. 8. 20.
허가구역이라는 이름 연휴에 내린 비가 더위의 기세를 눌렀다. 같은 비가 남부지방에서는 물난리로 번져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는 소식도 함께 들려왔다. 인천은 그 정도는 비껴갔지만, 계절은 이렇게 지역마다 다른 얼굴로 지나간다. 처서까지는 아직 며칠, 여름과 가을 그 사이 어딘가에 멈춰 선 날들이다. 계절조차 이렇게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채 며칠을 통과하는 법이다 — 오늘 다룰 이야기도 꼭 그렇다. 「땅을 보는 눈」은 지난 일곱 편에서 땅을 읽는 법과 계약을 준비하는 법을 다뤘다. 값의 이치, 도로의 무게, 서류가 답하는 물음, 면적의 안과 밖, 평당가격이라는 착시, 등기부의 세 방, 그리고 계약금과 특약. 오늘은 그 모든 절차 앞에 놓인 관문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열어본다 —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마음에 드는 땅을 찾.. 2026. 8. 17.
계약금은 약속이 아니라, 약속을 깨는 값입니다 광복절 아침, 말복은 어제로 지났고 처서는 아직 여드레 남았다. 계약의 세계에서도 날짜는 그냥 흘러가지 않는다. 특약에 적힌 기한 하루, 이행의 착수로 인정되는 시점 하나가 계약의 운명을 가른다. 「땅을 보는 눈」은 지난 편에서 등기부의 세 방 — 표제부, 갑구, 을구 — 을 열어 권리관계를 확인하는 법을 다뤘다. 권리관계가 깨끗한 땅을 확인했다면, 이제 계약서 앞에 앉을 차례다. 오늘은 그 자리에서 가장 먼저 오가는 돈, 계약금을 다룬다. 마음이 급한 쪽이 먼저 돈을 건넨다. 그러나 그 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급한 마음이 가르쳐주지 않는다. 1. 계약금은 계약 그 자체가 아니다 계약금을 건네면 계약이 성립됐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틀린 믿음은 아니지만, 정확한 믿음도 아니다. 계약금은 계약.. 2026. 8. 15.
천 평이라 적혀 있어도, 천 평을 다 쓸 수는 없습니다 - 땅값은 면적으로 계산하지만, 사업성은 배치로 결정된다. 폭염이 한풀 꺾이는가 싶더니, 처서를 앞두고 볕이 다시 따갑다. 「땅을 보는 눈」은 지난 세 편에서 값의 이치, 도로의 무게, 서류가 각기 답하는 질문들을 짚어왔다. 오늘은 그 서류를 모두 통과한 땅이 마지막으로 마주하는 물음 하나를 다룬다 — 등기부에 적힌 면적을, 산 사람이 정말 다 쓸 수 있는가. 1. 같은 면적, 다른 모양 A필지와 B필지가 있다. 둘 다 1,000평, 지목도 같고 용도지역도 같다. 매매가도 평당 같은 값에 나왔다. 겉으로는 똑같은 물건이다.A필지는 반듯한 직사각형이다. B필지는 한쪽이 좁고 길게 늘어진 자루 모양이다. 같은 숫자를 등기부에 나란히 올려놓아도, 이 둘은 서로 다른 땅이다. 면적은 대지의 넓이를 말할 뿐, 그 위에 무엇을 얼마나 앉힐 수 있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2026.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