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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보는 눈

등기부에 이름이 있다고 끝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지금 이 땅을 팔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가입니다

by goldene 2026. 8. 18.

처서를 앞두고 낮은 여전히 뜨겁지만, 아침저녁 바람의 결이 달라졌다. 

 

겉으로 드러난 더위만으로는 계절이 이미 방향을 튼 것을 알아채기 어렵다. 땅도 마찬가지다 — 겉면의 시세와 서류 한 장만으로는, 그 안에 숨은 진짜 사정을 다 읽을 수 없다. 

 

「땅을 보는 눈」은 지난 여덟 편에서 땅을 읽고, 등기부의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계약금과 특약을 정하고, 허가구역이라는 관문까지 통과하는 법을 다뤘다. 

 

오늘은 그 모든 절차의 맨 앞자리로 돌아간다 —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려는 그 사람이, 애초에 이 땅을 팔 수 있는 사람인가.

민법 제211조는 소유자가 법률의 범위 내에서 소유물을 사용·수익·처분할 권리가 있다고 정한다. 

 

그런데 부동산 거래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히 "누가 소유자인가"가 아니라 "누가 이 부동산을 적법하게 처분할 수 있는가"다. 

 

등기상 소유자와 실제 계약 당사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 대리인, 공유자, 신탁관계의 당사자, 법인 대표자, 법정대리인 — 는 산업용지 거래에서 드물지 않다. 

 

등기부를 봤다는 것과, 계약 상대방의 처분권을 확인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남촌동 토지

 

1.   대리인이 앉아 있다면, 위임장부터 보십시오

 

매도인 본인이 아니라 대리인이 계약 자리에 나오는 경우는 산업용지 거래에서 드물지 않다. 

 

법인 소유 부지, 고령의 지주, 해외 체류 소유자 — 사정은 제각각이지만 현장에서 중개사가 실제로 손에 드는 서류는 정해져 있다. 

 

위임장에 찍힌 인감이 인감증명서상 인감과 일치하는지, 위임 사항에 이 필지의 처분(매매)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다. "일체의 권한을 위임함"이라는 포괄 문구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인감증명서의 발급 시점과 위임장 작성 시점을 함께 확인하고, 오래전에 작성된 위임장이 현재까지 유효한지는 본인에게 직접 확인해야 한다.

민법 제130조(무권대리)는 대리권 없는 자가 체결한 계약은 본인이 추인하지 않으면 본인에 대해 효력이 없다고 정한다. 

 

대리권이 없는 사람이 체결한 계약은 무권대리 문제가 발생하며, 본인이 추인하지 않는 한 본인에게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대리인의 신분증만 볼 것이 아니라, 본인과 직접 통화하거나 영상통화 등으로 계약 의사를 다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고액의 공장·토지 거래에서는 이 절차가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민법 제124조(자기 계약, 쌍방대리)는 대리인이 본인의 허락 없이 자기 자신과 계약하거나 양쪽 당사자를 동시에 대리하는 것을 금지한다. 

 

또한 민법 제126조(권한을 넘은 표현대리)는 대리인이 위임받은 범위를 넘어선 행위를 했더라도 상대방이 정당한 이유로 권한이 있다고 믿었다면 본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정하지만, 

 

이는 사후 분쟁에서 매수인을 구제할 여지일 뿐 계약 전 확인을 대신할 수 없다. 정당한 이유를 인정받는 과정 자체가 소송이다.

 

 

2.   공유지, 지분과 전체를 헷갈리면 안 된다

 

등기부 갑구에 소유자가 여러 명 적혀 있다면, 그 땅은 공유물이다. 

 

민법 제263조는 공유자가 자신의 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고 정하지만, 제264조는 공유물 전체의 처분과 변경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못 박는다. 

 

지분권자는 자신의 지분을 처분할 수 있지만, 공유물 전체를 매도하려면 다른 공유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공유자 한 명이 대표로 계약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매도 대상이 특정 공유자의 지분인지, 토지 전체인지부터 계약서에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토지 전체를 매도하는 계약이라면 공유자 전원의 계약 참여 또는 적법한 대리관계가 확인되어야 한다.

산업용지에서는 이 문제가 더 조용히 숨어 있다. 

 

공장 부지가 형제간 상속으로 지분 분할된 채 수십 년간 방치된 경우, 등기부상 공유자 중 일부가 이미 사망해 상속인이 다시 갈라진 경우가 드물지 않다. 

 

등기부상 소유자가 사망했다면, 그 이름만 보고 계약해서는 안 된다. 상속인이 누구인지, 상속등기가 되었는지, 현재 누가 처분권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공유물의 관리(임대 등)는 지분 과반수로 결정할 수 있다는 민법 제265조와, 처분은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는 제264조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임대차 갱신에 동의한 지분권자가 매매에도 동의했다는 뜻은 아니다.

 

AI가 만든 처분권 확인 체크리스트

 

3.   신탁등기, 신탁원부를 열지 않으면 처분권자를 알 수 없다

 

등기부 갑구에 소유자로 "○○신탁회사"가 등재된 경우, 그 신탁회사가 형식상 소유자다. 

 

신탁법에 따라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권한은 원칙적으로 수탁자에게 있다. 

 

다만 위탁자(원래 소유주)나 수익자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부동산의 처분권자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신탁원부와 신탁계약에 따른 처분권한을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 을구가 아니라 별도의 신탁원부(信託原簿)에 신탁의 목적, 처분 권한의 범위, 수익자가 적혀 있으므로, 신탁등기가 확인되면 등기부만으로 끝내지 말고 신탁원부를 반드시 열람해야 한다.

담보신탁 구조에서는 신탁계약과 우선수익권의 내용에 따라 처분 절차 및 금융기관(우선수익자)의 동의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 역시 신탁원부와 관련 서류로 확인해야 한다. 짐작이나 관행으로 판단할 자리가 아니다.

신탁등기가 보이면 "명의가 신탁회사니까 신탁회사에 연락하면 되겠지"라고 단순하게 판단해서도 안 된다. 매매계약의 당사자, 처분승낙권자, 우선수익자 등 거래 구조를 신탁원부와 관련 서류로 확인해야 한다.

 

 

4.   법인 매도인이라면, 대표권과 별개로 중요재산 여부를 확인하라

 

산업용지 매도인이 법인인 경우, 대표이사 개인의 도장이 아니라 회사 인감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법인의 대표권 확인과 별개로, 해당 부동산의 처분이 상법 제393조의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에 해당하면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거래가 된다. 

 

다만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거래의 효력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거래 상대방의 인식 여부 등에 따라 법적 효력이 달라질 수 있다. 

 

법인등기부등본으로 대표이사 재직 여부를 확인하는 것에 더해, 특히 거래금액이 크거나 해당 부동산이 회사의 핵심 자산인 경우에는 정관과 이사회 결의 여부까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표이사가 계약했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고, 이사회 의사록이 없다고 무조건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부동산이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중요한 자산'인지, 실제 결의가 있었는지, 그리고 매수인이 그 결의의 흠결을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는지까지 살펴보는 것이다.

 

수산동 토지

 

5.   법정대리·후견, 일반적인 위임장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

 

소유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성년후견 등 법정대리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위임장만 확인해서는 부족할 수 있다. 법정대리권의 범위와 해당 처분에 별도의 법원 허가 등이 필요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개인 단독소유는 본인 확인, 대리인은 위임관계 확인, 공유는 공유자 확인, 상속은 상속관계 확인, 신탁은 신탁원부 확인, 법인은 대표권과 중요자산 여부 확인, 법정대리는 법정대리권 확인 — 소유 형태에 따라 확인할 서류는 다르지만, 중개사가 현장에서 실제로 손에 드는 서류와 확인 절차는 이 다섯 갈래를 벗어나지 않는다.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은 소유권만이 아니라 처분권이다. 등기부를 봤다는 것과, 계약 상대방의 처분권을 확인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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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인  확인 체크리스트

확인 항목 확인 자료
계약 상대방의 권한에 문제가 없는가 등기사항증명서+신분증+위임관계+법인/신탁/상속관계 서류
둥기명의인과  계약자가 같은가 등기부등본+신분증 대조
이 사람이 이 토지를 팔 권한이 있는가 위임장+인감증명서+본인 직접 확인
토지 전체 매도인가 지분 매도인가 계약서 매매 대상 조항
현재 처분권자는 누구인가 등기부 갑구 + 상속관계(해당시)
신탁등기 여부, 처분권을 누가 가지고 있는가 신탁원부 별도 열람
대표권 및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가 법인등기부 등본 + 정관 + 이사회의사록
처분에  법원 허가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한가 법정대리 · 후견 관계 확인

 

 

다음 편 예고 

 

10편 — 대출은 계획대로 실행되는가 

 

잔금일은 계약서에 적은 날짜입니다. 그런데 그 날짜, 은행도 지켜줄까요. 

 

다음 편에서는 담보대출 사전승인과 본승인이 실제로 어떻게 다른지, 

 

공장·창고 담보의 감정가가 시세와 얼마나 벌어질 수 있는지, 산업단지 내 필지는 담보 설정에 어떤 제한이 따르는지, 

 

그리고 대출 실행이 늦어질 때 잔금일과 충돌하지 않도록 특약을 어떻게 걸어두어야 하는지까지 — 대출이 실제로 진행되는 흐름을 구체적이고 실무적으로 짚어보려 합니다.

 

 

 

계약서 앞에 앉은 사람의 이름을 확인하는 일은, 결국 그 이름 뒤에 선 권리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이 물음에 답이 필요하시다면, 현장에서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카카오톡 → 황금공인중개사 ,  010-48203612   / 인천 미추홀구 경원대로 821번 길 1   / 토지·공장·창고·지산 센·상업용 건물 / 인천·수도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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