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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보는 눈

같은 공장을 두고 매도인과 매수인이 다른 가격을 보는 이유

by goldene 2026. 9. 18.

 

가격 차이보다 중요한 것은 그 가격이 만들어진 근거입니다



여름의 기운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 시기가 되면 올해 검토했던 공장과 토지들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공장, 토지,  창고 매매를 진행하다 보면 매도인과 매수인이 서로 다른 가격을 제시하는 일은 흔합니다.

정찰제가 아닌 이상 매도인은 가능한 한 높은 가격을 받고 싶어 하고, 매수인은 합리적인 금액으로 매입하려고 합니다. 

 

거래 당사자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이해관계입니다.

그렇다면 협상 과정에서 정말 살펴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누가 더 높은 가격을 부르고, 누가 더 낮은 금액을 제시했는지가 아닙니다.

양쪽이 제시한 가격이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지, 그리고 그 금액이 실제 공장의 가치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같은 공장을 두고 서로 다른 기준으로 가격을 판단하는 거래 현장

 

매도인의 가격에는 지나온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매도인이 공장 가격을 정할 때는 그동안의 경험과 투입한 비용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여기에 보유 기간 동안 오른 주변 토지가격과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겹쳐집니다.

매도인에게 시간은 단순히 흘러간 기간이 아니라, 공장 가격도 함께 올라야 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취득가격이 기준이 되는 경우

 

매도인은 자신이 공장을 얼마에 매입했는지를 현재 가격의 출발점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매입한 가격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받으면 실제 손익과 별개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도인의 취득가격이 현재 시장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수인은 과거에 얼마에 거래되었는지가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해당 공장을 매입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시설에 투입한 비용
 공장을 보유하는 동안 바닥을 보강하거나, 전력을 증설하거나, 크레인을 설치하거나, 사무공간등을 정비했을 수 있습니다.

매도인 입장에서는 실제로 비용을 들여 개선한 시설이므로 그 가치가 매매가격에 반영되기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설에 투입한 비용이 모두 현재의 시장가치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매수인이 해당 시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장점이 되지만, 업종이나 생산방식이 다르면 철거 또는 변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설에 들어간 비용과 현재 시장에서 인정되는 가치는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변 매물의 호가

 

주변 공장이 얼마에 나와 있는지도 매도인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줍니다.

다만 매물로 게시된 가격은 실제 거래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높은 가격에 나온 공장이 장기간 매매되지 않고 있을 수도 있고, 매도인의 사정에 따라 가격이 조정되기 전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주변 매물의 호가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시장에서 검증된 가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매도인의 개인적인 사정

 

사업 정리, 자금 마련, 상속, 자산 재편 등 매도인의 사정도 호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매도인에게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금액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도인이 필요로 하는 금액과 공장 자체의 시장가치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매도인의 사정은 협상 과정에서 고려할 요소이지만, 공장의 물리적·법적·경제적 가치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공장에 투입된 시설비와 현재 건물 상태

매수인은 가격표보다 매입 이후를 먼저 생각합니다

 

매수인이 공장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공장을 매입한 뒤 내가 원하는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까?”

매수인에게 중요한 것은 공장에 붙은 가격표만이 아닙니다.

현재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추가로 확인하거나 보완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다른 대안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함께 살펴봅니다

 

 

내 사업에 맞는 공장인가

 

건물 면적이 넓다고 해서 모든 사업에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생산설비를 배치할 수 있는 구조인지, 작업 동선이 맞는지, 필요한 전력과 층고를 확보할 수 있는지 등에 따라 실제 활용도는 달라집니다.

결국 매수인이 보는 것은 전체 연면적이 아니라 자신의 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공간입니다.

 

 

매입 후 변경할 부분은 무엇인가

 

매수인은 공장을 매입한 뒤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작업도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사항입니다.

●   설비 이전 또는 재배치

●   내부 구조 변경

●   바닥이나 구조 보강

●   전력 및 안전시설 보완

●   용도 또는 업종 관련 검토

●   노후 시설의 교체

매매가격이 낮더라도 매입 후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면 전체 부담은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별도의 변경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면 매수인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매매가격이 아니라 매입 후 실제로 투입될 전체 비용과 시간입니다.

 

 

다른 선택지가 있는가

매수인은 특정 공장 하나만 놓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조건의 다른 공장이나 임대 가능한 건물, 토지를 매입해 직접 신축하는 방법까지 함께 비교하고 서로  견주어보기도 합니다.

대체할 수 있는 매물이 많다면 매수인의 선택 폭은 넓어집니다.

반대로 원하는 입지와 조건을 갖춘 공장이 드물다면, 해당 공장이 가진 입지의 희소성이 가격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매수인이 공장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

가격 차이를 만드는 것은 때로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입니다

 

공장의 면적이나 건축연도처럼 눈에 보이는 조건만으로 가격 차이가 설명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과거 사용 이력이나 설비 상태, 주변 환경과 관련된 정보가 협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과거 공실과 임차인의 퇴거 사유

현재 공장이 비어 있다고 해서 과거에도 계속 비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 어떤 업종이 사용했는지, 임차인이 언제 퇴거했는지, 퇴거 사유는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매수인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공실이나 임차인의 퇴거가 반드시 공장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업주의 이전이나 업종 변경, 경영상의 사정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실의 유무만이 아니라, 그 이유가 현재에도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설비의 설치연도와 실제 상태

설비의 설치연도만으로 현재 상태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래된 설비라도 관리가 잘 되어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있고, 설치한 지 오래되지 않았더라도 사용환경에 따라 점검이나 교체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류에 적힌 사양이나 매도인의 설명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실제 작동 여부와 관리·수리 이력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민원과 주변 환경

소음, 분진, 악취, 차량 통행 등과 관련한 민원이나 조업상의 제약 (행정·법률적 제약,   물리·설비적제약,  입지·진출입제약 등)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모든 사항이 공적 장부에 상세히 남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매도인에게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필요한 경우 현장 확인이나 관계기관 문의 등을 통해 추가로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먼저 말하지 않는 정보는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부동산 거래에서 사람은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내용을 먼저 꺼내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니  세상 모든  거래나 관계에서  자신의 불리한 내용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사람의 공통적인 본마음 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매도인이 문제를 고의로 숨긴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매도인 본인이 해당 사항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과거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매수인은 막연한 의심보다는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   최근 몇 년간 공장이 비어 있던 기간이 있었습니까?

 

●   이전 임차인은 어떤 이유로 퇴거했습니까?

 

●   주요 설비는 언제 설치했고, 최근 수리한 시점은 언제입니까?

 

●   공장 운영과 관련해 민원이나 행정상 지적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   현재 사용 중인 시설이 건축물대장상의 내용과 일치합니까?

 

●   임대차 현황과 실제 계약관계가 일치합니까?

 

●   과거에 토양이나 지하수와 관련한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습니까?

이러한 질문은 매도인을 추궁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매수인이 공장의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는 과정입니다.

 

 

법령으로 확인하는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은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권리관계 및 법령상 거래 또는 이용 제한사항 등을 확인하여 성실하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토지대장·부동산종합증명서·등기사항증명서·건축물대장 등 설명의 근거자료를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조 제2항은 확인·설명을 위해 필요한 경우 매도의뢰인이나 임대의뢰인 등에게 중개대상물의 상태에 관한 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개가 완성되어 거래계약서를 작성할 때에는 확인·설명사항을 서면으로 작성해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같은 법 제30조는 개업공인중개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가 공장의 모든 사적인 정보나 향후 사업성과를 보증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설비의 상태, 과거 민원, 향후 공사비처럼 공적 장부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사항은 매수인 역시 직접 질문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와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공인중개사법 제25조 및 제30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law.go.kr/LSW/LsiJoLinkP.do?docType=JO&joNo=003200000&languageType=KO&lsNm=%EA%B3%B5%EC%9D%B8%EC%A4%91%EA%B0%9C%EC%82%AC%EB%B2%95&paras=1#

 

 

제가 공장 가격을 비교할 때 살펴보는 순서

 

같은 산업단지에 있는 공장이라고 해서 단순히 평당 가격만 비교하지는 않습니다.

가격이 형성된 배경과 매수인의 사용 목적을 함께 살펴봅니다.

 

1.   호가와 실제 거래가격을 구분합니다

현재 매물로 나온 가격과 실제 거래가 이루어진 가격은 다를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면적과 건축연도, 입지 조건이 비슷한 거래사례를 찾아 비교합니다.

그다음 도로 조건, 건물 상태, 설비, 접근성 등의 차이를 하나씩 살펴봅니다.

2.   토지와 건물의 가치를 나누어 봅니다

공장 가격에는 토지가치와 건물가치가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건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지, 대규모 보수나 철거를 전제로 해야 하는지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건물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가격이 높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건물이 낡았다는 이유만으로 토지가치까지 낮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3.   매입 후 추가비용을 고려합니다

매입가격만 보고 경제성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매수인이 원하는 상태로 공장을 사용하기까지 필요한 보수·변경 비용을 함께 검토합니다.

결국 매수인이 판단해야 할 금액은 계약서에 적힌 매매가격만이 아니라 취득 후 실제 사업에 투입되는 총비용입니다.

4.   매수인의 사업목적을 먼저 확인합니다

자가사용자와 임대사업자는 같은 공장을 서로 다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자가사용자는 생산공정과 시설의 적합성을 중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임대사업자는 향후 임대수요와 공실 가능성, 관리비용 등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장에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하나의 절대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공장 거래사례와 토지·건물의 가치를 비교하는 과정

공인중개사의 눈

 

매도인의 가격에는 지나온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얼마에 매입했는지, 얼마나 투자했는지, 어떤 사정으로 매도하려는지가 현재의 호가에 영향을 줍니다.

매수인의 계산에는 앞으로의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이 공장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지, 추가비용은 얼마나 필요한지, 다른 대안은 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중개사의 역할은 어느 한쪽의 가격을 무조건 옳다고 판단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기준으로 계산한 내용을 같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가격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확인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매도인이 제시한 가격이 곧 공장의 실제 가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매수인이 제시한 금액이 언제나 적정한 가격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격의 높고 낮음보다 그 가격이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지입니다.

공장의 가격표는 매도인이 붙입니다.

하지만 그 가격이 자신의 사업에 적합한지는 매수인이 판단해야 합니다.

 

서로 다른 가격 판단이 협상으로 이어지는 산업단지의 풍경

다음 편 예고

27편에서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공장과 토지를 선택할 때 살펴보는 조건을 다뤄보겠습니다.

전력과 용수, 도로, 입지, 인허가 가능성 등 반도체 소부장 기업의 관점에서 공장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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