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특법 78조라는 이름의 두 얼굴
지방세특례제한법(이하 시특법) 제78조는 산업단지에 입주하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조항입니다. 그런데 이 조항을 설명할 때 흔히 생략되는 문장이 있습니다. "취득세와 재산세는 같은 조항 안에 있지만, 같은 요건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2025년 12월 31일 전문개정되어 2028년 12월 31일까지 시행되는 현행 제78조 제5항은, 산업단지개발사업 시행자 외의 자, 즉 실제로 입주하시는 기업이 산업단지등에서 산업용 건축물등을 신축 또는 증축하여 취득하는 경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취득세는 수도권 소재 부동산 100분의 35, 비수도권 100분의 50, 인구감소지역 100분의 75를 경감합니다.
재산세는 같은 부동산에 대해 납세의무 최초 성립일부터 5년간 수도권 100분의 35, 비수도권 100분의 60, 인구감소지역 100분의 75를 경감합니다. 대수선으로 취득하는 경우는 지역 구분 없이 취득세 100분의 25가 경감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취득세와 재산세 모두에 "신축·증축하여 취득"이라는 동일한 전제가 걸려 있다는 점입니다. 두 감면은 각각 별도의 감면규정이지만, 그 적용요건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요건이 무너지면 두 감면 모두 함께 흔들리는 구조입니다.
2. 재산세가 미적용되는 이유 — 매매는 신축이 아닙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실거래가 "신축·증축"이 아니라 "매매"라는 데 있습니다. 이미 완공되어 등기까지 마친 산업단지 내 공장을 매수하시는 경우, 매수인은 그 부동산을 신축하거나 증축한 당사자가 아닙니다.
최초 신축자가 감면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 감면은 최초 취득자 본인이 요건을 충족한 데 대한 보상이지, 부동산에 딸린 영구적 지위가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다음 두 가지 상황이 갈립니다.
● 신축·증축으로 최초 취득: 취득세 35% 경감 + 재산세 35% 경감(5년간, 수도권 기준) 동시 적용
● 완공된 건축물을 매매로 승계 취득: 취득세 감면 자체가 원칙적으로 배제되고, 재산세 역시 매수인 명의로 새로 감면을 받을 근거가 없습니다
지방세특례제한법, 지방세기본법, 지방자치단체 해석, 행정안전부 유권해석 등을 종합해 보면, 일반적으로 최초 신축·증축 취득자에게 인정된 재산세 감면은 매수인에게 자동으로 승계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지방자치단체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할 세무부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3. 그럼 왜 이런 제도를 만들었을까
시특법 제78조의 취지는 산업단지 내 신규 투자와 공장 신축을 촉진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감면은 '부동산' 자체보다 '투자행위'를 지원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기존 공장을 단순 매매하는 거래까지 동일한 혜택을 인정한다면 신규 투자를 유도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법은 최초 신축·증축이라는 요건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감면은 건물에 붙는 꼬리표가 아니라, 투자 행위 그 자체에 붙는 훈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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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숫자로 보는 신축취득 vs 매매취득
1,000평(약 3,305㎡) 규모의 인천 소재 산업단지 공장을 예로 들어 단순 비교해 보겠습니다.
| 구 분 | 신축 ·증축 취득 | 매매(승계)취득 |
| 취득세 감면 | 35%경감 적용(수도권 기준) | 원칙적 미적용 |
| 재산세 감면(5년간) | 35%경감 적용(수도권 기준) | 미 적용 |
| 공시지가15억 원기준 재산세 연간 부담 (감면전 추정) |
액300만 ~ 500만원 수준 (예시) |
좌동, 감면없이 전액 부담 |
숫자는 개별 필지의 공시지가·건축물 시가표준액·세율 구간에 따라 달라지므로, 위 표는 감면 유무의 구조적 차이를 보여드리기 위한 예시일 뿐, 정확한 세액 산정 자료로 사용하시면 안 됩니다.
참고로 인천 소재 매물을 검토하실 때 함께 알아두시면 좋은 부분이 있습니다. 78조는 2025년 전문개정을 거치며 수도권·비수도권·인구감소지역 3단계로 감면율을 차등화했습니다.
시행자가 조성·분양·직접사용 목적으로 취득하는 경우(제1항·제3항·제4항)는 수도권 감면율이 15%까지 낮아졌지만, 입주기업이 신축·증축으로 취득하는 제5항의 경우는 여전히 수도권 35%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수도권은 감면이 약화됐다"는 인상만으로 판단하시면, 실제로 매물 시장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제5항의 조건을 놓치실 수 있습니다.

5. 재산세 보완 설명 — 토지분과 건축물분은 따로 봅니다
재산세는 토지분과 건축물분으로 각각 과세되며, 감면 여부 역시 과세대상과 취득 경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지서를 받으실 때는 단순히 총세액만 보실 것이 아니라, 토지분과 건축물분을 구분해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신축 건물은 감면되는데 부속 토지는 감면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6. 재산세 감면 승계 여부 자가진단
● 해당 부동산을 신축 또는 증축한 최초 취득자이신가요? 아니라면 감면 검토 대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 취득 시점이 여전히 신축·증축 최초 취득자의 5년 감면 기간 내인가요? 매수와 동시에 감면 지위가 승계되는 것이 아니므로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 매매계약서·등기부등본상 취득 원인이 '매매'로 기재되어 있나요? '신축' 또는 '증축'이 아닌 '매매'는 원칙상 감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 산업단지 조성공사시행자 본인의 취득인가요, 아니면 제삼자(입주기업)의 취득인가요? 적용 항(제1항·제3항·제4항 또는 제5항)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중개 실무에서 실제로 확인하는 서류 목록
● 최초 사용승인일
● 최초 소유자
● 취득원인(등기부등본상 기재 확인)
● 감면결정통지서
● 취득세 신고서
● 감면신청서
●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
● 최근 재산세 고지서

7. 감면 승계가 인정되는 대표적 예외 유형
지금까지는 "매매는 승계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실무에는 이 원칙이 뒤집히는 세 가지 유형이 존재합니다. 행정안전부 유권해석과 조세심판원 재결례를 참고해 정리해 드립니다.
① 포괄승계(법인 합병, 상속)
법인의 합병이나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은 법률상 권리·의무가 일체로서 이전되는 포괄승계에 해당합니다. 지방세기본법 제41조는 합병 후 존속·신설 법인이 소멸 법인의 지방자치단체 징수금 납부의무를 승계한다고 정하고, 같은 법 제42조는 상속 개시 시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징수금을 상속받은 재산 한도에서 납부할 의무를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상법 제235조(합병 후 존속·신설회사의 권리의무 포괄승계)와 민법 제1005조(상속인의 포괄적 권리의무 승계)의 법리를 더하면, 피상속인 또는 피합병법인이 갖추고 있던 감면 요건과 재산세 감면 지위는 원칙적으로 승계인에게 그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② '물적 상태'에 착안한 감면(사권제한토지 등)
감면 요건이 '소유자'가 아니라 '토지나 건물 자체의 이용 제한 상태'에 근거한 경우입니다. 대표적으로 지방세특례제한법 제84조에 따른 도시계획시설 실효 지연 토지 등 사권제한토지는, 소유자가 매매로 바뀌더라도 토지 자체의 이용 제한 상태가 유지되는 한 매수인 역시 재산세 감면을 계속 적용받습니다.
조세심판원 재결례에서도 취득 이후 소유자의 개별 사정은 사권제한토지 판단에서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가 확인됩니다. 소유자가 아니라 땅의 법적 상태를 보기 때문입니다.
③ 법령에서 승계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는 경우
개별 법령이 사업자 지위 승계와 기존 감면 기간의 연속성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경우입니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3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임대의무기간이 지난 후 민간임대주택을 양도받는 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경우, 양도하는 자의 임대사업자로서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시특법 78조 자체에는 이러한 승계 조항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위 세 가지 유형은 78조 밖에서 통용되는 일반 법리 및 다른 법령의 사례이며, 78조의 재산세 감면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①의 포괄승계 법리는 원론적으로 산업단지 내 부동산의 합병·상속 취득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참고하실 만합니다.
8. 공인중개사의 시선
저는 산업용 부동산은 '가격'보다 '현금흐름'을 먼저 봅니다. 재산세 감면 여부는 바로 그 현금흐름의 구성 요소 중 하나입니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가장 자주 마주하는 오해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매도인께서 "이 공장은 세금 감면된다"라고 말씀하시는 순간, 그 말씀은 대개 본인이 신축 당시 받으셨던 감면의 기억이지, 매수인에게 그대로 넘어가는 혜택이 아닙니다.
산업단지 매물을 검토하실 때는 반드시 "현재 소유자가 최초 신축·증축자인지, 몇 번째 손을 거친 매물인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확인은 공인중개사의 영역입니다. 등기부등본상 취득원인, 사용승인일, 감면결정통지서 유무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 드리는 것까지가 제 역할이며, 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실제 감면 가능 여부와 예상 세액을 판단하는 것은 세무사의 영역입니다.
감면 여부는 매물 가격 협상의 근거가 되기도 하므로, 이 사실관계 확인을 생략한 채 매도인의 말씀만으로 가격을 산정하시면 협상 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실 수 있습니다. 계약 전 세무사 확인을 병행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9. 재산세 실무 체크포인트 (토지분 기준)
● 고지서 수령: 매년 9월 5~10일경 우편·전자고지 발송(지자체마다 발송일이 다를 수 있습니다)
● 납부기간: 9월 16일~30일(지방세법)
● 고지서 미수령 시: 9월 10일 이후 위택스(서울은 ETAX)·스마트위택스 등 모바일 앱에서 직접 조회·납부하실 수 있습니다
● 분할납부: 세액 250만 원 초과 시 납부기한 경과일로부터 3개월 이내 분할납부가 가능합니다(지방세법 제118조·시행령 제116조) — 500만 원 이하는 250만 원 초과분, 500만 원 초과는 세액의 50% 이하 분할
● 가산세: 납부기한 경과 시 지방세액의 3% 납부지연가산세가 기본 부과되고, 세액이 45만 원 이상인 경우 납부기한 경과 후 1개월이 지날 때마다(최대 60개월) 0.66%가 추가로 부과됩니다(지방세기본법 제55조·제56조)
정확한 예상 세액과 절세 방안은 세무사·회계사의 개별 확인이 필요한 영역이므로, 이 글은 공시지가 수준과 요건 해당 여부를 점검하시는 용도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10. 추징 규정
지특법 제78조 제7항에 따라, 제5항·제6항에 따라 감면받은 취득세·재산세는 다음 경우 추징됩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취득일부터 3년(2019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취득분은 4년)이 경과할 때까지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않는 경우, 또는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한 기간이 2년 미만인 상태에서 매각·증여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산업단지관리기관·산업기술단지관리기관이 환매하는 경우는 제외)입니다.
다만 추징 여부는 단순히 매도 여부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사용기간, 정당한 사유, 용도변경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11. FAQ
Q1. 산업단지 공장을 매수하면 어떤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나요?
시특법 제78조 제5항의 감면은 신축·증축 취득을 전제로 하므로, 기존 공장을 매매로 취득하시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다른 지방세 감면이나 투자지원제도가 적용되는 사례도 있으므로, 계약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Q2. 매도인이 재산세 감면을 받던 매물을 매수하면 남은 기간만큼이라도 승계되나요?
원칙적으로 승계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법인 합병·상속과 같은 포괄승계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취득 경위가 단순 매매인지 포괄승계인지부터 확인하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Q3. 신축 후 5년 감면 기간이 끝나기 전에 매도하면 추징되나요?
추징 여부는 단순히 매도 여부가 아니라 직접 사용기간, 정당한 사유, 용도변경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매도 사실 하나만으로 추징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개별 사안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Q4. 시특법 78조의 일몰 기한은 언제까지인가요?
현행 조문(2025년 12월 31일 전문개정) 기준으로 제1항부터 제8항까지 전 항목의 감면 적용기한은 2028년 12월 31일입니다.
12. 결국, 취득 이력이 수익률을 결정합니다
이 글만 보고 결정하지 마십시오. 산업용 부동산은 분양가나 감면율만으로 투자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의 업종, 자금조달 구조, 실사용 계획, 세제 혜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 전에는 반드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산업단지 공장을 검토하실 때 가장 먼저 확인하셔야 하는 것은 가격도, 평당 단가도 아닙니다. '이 공장이 어떻게 취득된 부동산인가'입니다. 신축인지, 증축인지, 기존 공장의 매매인지에 따라 세금 구조가 달라지고, 결국 투자수익률도 달라집니다.
이 글이 대표님들의 공장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사업이 한 걸음 더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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